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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데빌 인터뷰③] 정욱진 “모든 인간은 파우스트, 영화 ‘곡성’과도 비슷해요”
유혹에 사로잡혀 파멸해가는 주식 브로커 役에 도전
 
양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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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더 데빌(연출 이지나)'에서 존 파우스트 역을 맡은 배우 정욱진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요즘 대학로에서 가장 바쁜 ‘대세 배우’를 꼽자면, 그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한 해만 뮤지컬 ‘오케피’부터 ‘난쟁이들’ ‘쓰릴 미’ ‘트레이스 유’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어쩌면 해피엔딩’, 연극 ‘선물’까지 그야말로 쉴 틈 없이 무대를 활보했다. 2011년 데뷔 이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정욱진은 올해 초에도 ‘어쩌면 해피엔딩’의 올리버, ‘쓰릴 미’의 네이슨, ‘더 데빌’의 파우스트로 연달아 관객과 만난다.
 
그 가운데 오는 14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더 데빌(연출 이지나)’ 연습에 한창인 그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설날 연휴에도 계속 무대에 오를 만큼 바쁜 일정을 보낸 그에게 안부 인사부터 건넸다. 정욱진은 “저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저보다 더 열심히 하는 (정)동화 형을 보면, 건강도 잘 챙기시고 정말 대단하다”면서 특유의 웃음을 지어보였다.
 
밝고 명랑한 미소 뒤에 약간의 피로감이 묻어나기도 했는데, 이번 ‘더 데빌’ 연습 작업이 녹록치 않은 탓이었다. 그는 “공연에 들어가면 오히려 괜찮은데 캐릭터를 연구하고 장면을 만들어가는 연습 때가 가장 힘들다”며 “이번에 맡은 존 파우스트 역할 역시 내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한 청년 이미지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2~3배 더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 뮤지컬 '더 데빌(연출 이지나)'에서 '존 파우스트' 역을 맡은 배우 정욱진의 캐릭터 포스터. 그는 "이번에 맡은 존 파우스트 역할은 내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한 청년 이미지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2~3배 더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사진=클립서비스
 
정욱진은 2015년 대극장 뮤지컬인 ‘원스’ ‘유린타운’ ‘오케피’ 등에서 착하고 바른 청년 역할을 연달아 맡아왔다. 그는 “원래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잘 맞는 부분이 있어서 분명 즐거운 점도 있었지만, 배우로서 뭔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면서 “정욱진이 한다고 했을 때 ‘잘 어울린다’고 말할 수 있는 역할보다는 관객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강렬하고 센 역할을 맡아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록 뮤지컬 ‘트레이스 유’나 장애인 연기를 해야 했던 연극 ‘선물’처럼, 제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관객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제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배역들은 연습할 때 더 힘들고 더 많이 혼나기도 하지만, 막상 공연을 올리고 나면 너무 재밌더라고요. 이번 ‘더 데빌’도 대사 하나하나가 부담이 되고 어렵지만, 이제는 스스로에 믿음이 있어요. ‘지금 연습이 힘들어도 나중에 무대에서는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요.”
 
‘더 데빌’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원작으로 인간의 욕망과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2014년 초연 당시 관객들로부터 낯설고 난해하다는 평을 받은 문제작이다. 연습 과정 중 어떤 점이 가장 힘든지 묻자 정욱진은 “발성, 노래, 연기, 극의 정서 등 모든 게 어렵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말투를 쓰고 정서를 찾다 보니 매 순간 장벽에 부딪힌 것. 특이하게도 그는 지난해 크게 흥행한 영화 ‘곡성’을 6번이나 반복해 보며 큰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 정욱진은 “‘배우가 되기 전에 사람이 되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요즘 들어 그 말이 더 와 닿는다”며 “어떤 역할이든 결국에는 사람이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배우의 본질이 묻어나온다. 특히 요즘 (전)미도 누나를 보며 많이 깨닫는데, 심지어 ‘메피스토’ 같은 강렬한 역할을 해도 그 안에서 사랑스러움이 느껴진다. 그렇기에 나 역시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영화와 공연 모두에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데, 정욱진은 ‘더 데빌’에서 자신이 연기하는 존 파우스트가 ‘곡성’의 주인공 종구(곽도원 분)과 똑같은 상황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선과 악의 기로에 세워진 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메시지와 선악을 상징하는 각 캐릭터가 등장하고, 주인공의 선택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희생자(영화에서는 효진, 공연에서는 그레첸)가 생긴다는 등 기본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정욱진은 “‘더 데빌’은 지금까지 인류가 수천 년을 살아오면서도 결코 풀리지 않는 의문을 다룬다. 선악에 대한 인간의 선택과 그것에 대한 옳고 그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괴테의 ‘파우스트’가 처음 발표된 이후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인간 한 명 한 명은 모두 선택에 기로에 놓인 파우스트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철학자가 연구해도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한 질문인 만큼, 우리 작품이 아무리 친절하게 설명을 해도 결국엔 관객들 역시 물음표를 띄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세상은 이미 너무 많은 악에 노출돼 있고, 일단 악의 씨앗이 마음에 심겨진 인간은 더 강도가 센 악을 향해 나아가게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 스스로 선해지려고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악의 방향으로 끌려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배우는 더 악으로 끌려가기 쉬운 일인 것 같아요. 악의 그래프가 점점 올라가는 상황이지만 마음의 중심을 잘 잡아서 ‘엑스-블랙(악)’에 현혹되지 않고, ‘엑스-화이트(선)’를 잘 모시면서 살고 싶어요.(웃음)”   
 
 
[프로필]
이름: 정욱진
직업: 배우
출생: 1989년 2월 7일
학력: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연작: 뮤지컬 ‘굿모닝 학교’, ‘프로포즈’, ‘완득이’, ‘광화문연가2’, ‘정글라이프’, ‘들풀2’, ‘쓰릴 미’, ‘원스’, ‘유린타운’, ‘형제는 용감했다’, ‘오케피’, ‘난쟁이들’, ‘줄리앤 폴’, ‘트레이스 유’, ‘당신의 아름다운’, ‘어쩌면 해피엔딩’, ‘더 데빌’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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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2/09 [09:30]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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