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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인생의 갈림길에 놓인 당신에게,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연민을 넘어서 위로까지
 
송현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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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극 '오이디푸스; 더 코러스'(연출 서재형) 공연장면.     © 뉴스컬처DB
 
(뉴스컬처=송현지 기자)
반죽을 하면 할수록 쫄깃해지는 것처럼, 공연도 하면 할수록 쫀쫀해진다. 재공연으로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고 있는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가 그런 경우다. 이 공연은 지난해 초연 당시 강력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관객이 무대 위 무대에 올라앉아 공연을 본다는 점, 그리고 오이디푸스가 객석으로 퇴장하는 점이 그렇다. 당시 베일에 가려져 있던 매력은 이미 벗겨진 상태다. 그렇다면 이번엔 반죽을 한 번 더 한, 그래서 보다 쫀쫀해진 ‘오이디푸스’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가 창작한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소포클레스 희랍비극을 90분가량 극단 ‘죽도록 달린ㄴㄴㄴ다’ 특유의 속도감으로 빠르게 달려가는 방식을 취했다. 단순히 ‘빠르고 쉽게 풀어보자’는 것이 아니라, 오이디푸스의 감정선을 명확하게 잡아내고 관객을 무대 위에 올려놓아 그의 고통을 가까이서 느끼게 했다. 또한, 원작에 있던 코러스의 역할을 복원해 음악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드라마의 운율을 살렸다.
 
초연에 이어 재공연에 출연하는 오이디푸스 역의 박해수 배우는 코러스와의 호흡을 강조했다. 배우들은 코러스들이 만들어내는 힘을 믿어야 하고, 또 관객들도 코러스의 호흡을 함께 느껴야 한다는 의미다. 코러스장을 필두로 14명의 코러스들은 오이디푸스, 이오카스테, 테레시아스, 크레온 등 주요인물을 둘러싼 역할을 맨몸으로 해낸다. 그들은 발을 구르고, 뛰어다니고, 울부짖으며 원형무대를 꽉 채운다. 그들 간의 반죽이 쫄깃해지면서 작품의 밀도는 더욱 높아진다. 하나의 목소리로 오이디푸스의 운명을 노래하는 코러스들에게서는 비장한 무게감마저 전해진다.
 
또한 이 공연은 오이디푸스의 운명이 마냥 비극으로 침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연민을 넘어선 위로를 선사한다.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취하고 자신은 볼 수 없는 자손들을 세상에 내놓을 것이라는 저주받은 신탁을 받았다. 그는 이 운명을 피하려 발버둥쳤으나, 결국은 신이 예정한 길을 걷는다. 그러나 그는 신탁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서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길을 정한다. 원작의 결말에 1%의 희망을 곁들인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이디푸스는 두 눈을 찌르고 객석의 복도를 따라 성 밖으로 나간다. 그때 신탁에 의해 가뭄에 시달렸던 테베에 비가 내린다. 스피커를 통해 내리는 시원한 물줄기를 듣노라면 오이디푸스가 택한 길에 축복이 내리는 듯하다. 관객들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목격자로서 그의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연극이 끝난 후 코러스들이 불렀던 노래가 입가에 맴도는 걸 목격할 수 있다. ‘나는 신이 아니다’, ‘그 인생의 갈림길에서’, ‘운명이 달려온다’ 등의 가사가 반복되면서 작품의 메시지가 가슴 속에 깊이 박혔기 때문이다. 오이디푸스처럼 우리는 누구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어떤 길로 가야 할 것인가.’ 현재 이 고민에 망설이고 있다면 이 세상 가장 비참한 갈림길에 선 오이디푸스에게 위로를 받아보자.

 
[공연정보]
공연명: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원작: 소포클레스
연출: 서재형
작곡: 최우정
공연기간: 2013년 10월 9일 ~ 10월 20일
공연장소: LG아트센터 무대가설객석
관람료: 전석 5만원  
 
(감성을전하는문화신문=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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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지 기자
뉴스컬처/뉴스제작본부
song@newsculture.tv
 
2013/10/15 [14:18]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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