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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 작곡가, "꿈틀꿈틀 변하는 멜로디 안에서 '드바이 록' 만들었어요"
뮤지컬 '트레이스유'와 '마마, 돈크라이'로 록스피릿 충전하다
 
송현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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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트레이스유](연출 김달중)를 작곡한 박정아  작곡가 겸 음악감독을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 고아라 기자
 
(뉴스컬처=송현지 기자)
뮤지컬 [트레이스유](연출 김달중)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11월 3주 간의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올해 2월 재정비해 돌아온 본 공연에 관객이 몰리고 있다. 최재웅-윤소호, 이창용-이율, 김대현-손승원 등 인기 뮤지컬 배우들이 짝을 이뤄 여심을 꽉 잡고 있다. 록콘서트에 드라마를 결합한 독특한 형식의 뮤지컬에 중독성 강한 음악을 입힌 박정아 작곡가를 만나 록클럽 '드바이'만의 음악 이야기를 들었다.

# 드바이 음악이 뭐길래

뮤지컬 [트레이스유]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박정아 작곡가와 윤혜선 작가가 지난해 창작팩토리 뮤지컬대본공모에 선정되면서 관객과 만나기 시작했다. 창작팩토리 쇼케이스에 김달중 연출이 합류하면서 작품은 '록밴드'를 기반으로 하는 뮤지컬로 기본틀을 잡았다.
 
"김달중 연출님이 창작하는 후배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시기에 저희가 요청을 하니 흔쾌히 맡아주셨어요. 연출님이 잠시 공연계를 떠나 계시다가 오랜만에 공연으로 돌아오시면서 좋은 배우들이 모였고, 덕분에 프리뷰 때부터 흥행할 수 있었죠."

프리뷰 공연에서 본공연으로 넘어오면서 박정아 작곡가는 곡을 추가하고 수정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Crazy Night'라는 넘버를 '또라이'와 '나를 부숴봐' 사이에 새롭게 추가한 점이다. 배우들은 극중에서 이 곡을 신곡이라 소개하며 신나게 부른다.
 
"프리뷰 때는 록클럽 '드바이'에서 노래하는 앞부분의 호흡이 짧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보컬리스트 '본하'와 클럽주인 '본하'가 음악하는 사람이라는 걸 좀 더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초반에 곡을 하나 추가해서 관객들로 하여금 여기가 정말 클럽이라는 느낌이 들게 했죠."

전체적인 음악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미스터리하고 진지한 분위기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극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한층 유쾌하고 밝아진 느낌이다. 김달중 연출이 작품을 보다 친절하게 만들겠다고 의도를 밝힌 만큼, 박정아 작곡가도 음악의 통일성을 갖추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처음 만들 때는 음악이 여러 가지 느낌으로 꾸며졌어요. 그런데 프리뷰를 하다 보니 '드바이'만의 음악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드바이만의 음악을 무엇이라고 정의내리긴 어렵다고 했다. 그만큼 다채로운 록의 장르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모던락은 아니예요. 1980~90년대 저항정신이 강했던 시대에 유명했던 록을 바탕으로 했어요. 특히 해비메탈이나 프로그레시브락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그 느낌을 살렸죠."

록 장르를 꿰뚫고 있을 필요는 없다. 어디선가 들었을 법한 록이 흘러나오고, 자신도 모르게 리듬을 타고 있을 테니 말이다. 박 작곡가도 이러한 '대중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욕심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존경하던 당대 록밴드들의 음악들을 다 가져와서 관객들에게 그 맛을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장점을 조합해서 드바이만의 음악으로 정리한 거죠. 특정 장르를 떠나 '드바이 음악 같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 꿈틀꿈틀 변해가는 '또라이'

박정아 작곡가는 전작 [마마, 돈크라이] 때부터 록을 활용하는데 흥미를 느꼈다. 당시 모노극이었던 [마마, 돈크라이]에 비해 [트레이스유]는 2인극이다. 배우가 한 명 늘어난 만큼 더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편하게 작곡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제 안의 숨겨진 에너지를  끄집어내야 했어요. 밤도 많이 샜고요. 전 원래 곡을 쓰면서 도망을 안 가는 편인데, 이 작품을 할 때는 몇몇 넘버가 정말 안 풀려서 연습실에서 잠시 벗어나는 일종의 일탈을 하기도 했죠. 배우들도 아직 작품이 이해가 안된다고 할 정도로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저도 어느 정도에서 음악을 풀어내야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연출님과 회의를 한 날에는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였다니까요.(웃음)"

가장 쓰기 어려웠던 넘버는 '나를 부숴봐'였다고 한다. "가사가 좋았기 때문에 스케치는 빨리 잡을 수 있었어요. 다만 디테일하게 잘 엮어야 배우들의 '똘기'를 보여줄 수 있었죠. 업(up)과 다운(down)이 굉장히 많아서, 배우들은 이 노래를 부를 때 가장 신이 나고, 그래서 저도 덩달아 신나는 넘버입니다."

만들면서 가장 재미를 느낀 넘버는 마지막에 우빈과 본하가 약을 던지면서 부르는 넘버 '낙서'의 리프라이즈, 일명 '약넘버'다. 우빈은 정체불명의 약 이름을 계속 반복하고, 본하는 약을 한 줌 가득 움켜잡으며 오열한다. 이때 마이크 볼륨은 줄이고 배우들은 육성으로 울부짖는다. 이 장면에서는 벽에 낙서된, 조각조각 나뉜 내용들을 한데 엮어보기로 작가와 의견을 합했다. "작가는 가사로 묶고, 저는 음악으로 묶어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이 넘버에는 이전에 등장했던 가사와 멜로디가 끊임없이 흐르죠."

가장 중독성이 강한 넘버는 '또라이'다. "네가 정말 미친거니, 또라이?''라는 가사에 붙인 멜로디는 한 번만 들어도 각인된다. '또라이'의 멜로디라인은 뒤에 바로 나오는 'Crazy Night'와 '나를 부숴봐' 등 여러 넘버에 걸쳐 리프라이즈된다. 박 작곡가는 "낙서가 변하고 여자 얼굴이 변해가듯이 음악도 꿈틀꿈틀 변한다"고 표현했다. "'또라이'는 캐릭터의 성격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넘버죠. 이들이 신나게 놀면서 부르는 노래는 '또라이'고, 그 '똘기'를 폭발시키는 넘버가 '나를 부숴봐'이고, 두 넘버를 연결해주는 넘버는 'Crazy Night'입니다."

박정아 작곡가는 뮤지컬에 '록'을 접목함으로써 식상한 '뮤지컬스러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뮤지컬 배우들이 뮤지컬 배우처럼 부르지 말아야 해서 정말 힘들어 했죠. 하지만 뮤지컬스러움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록은 참 좋은 장르였어요. 개인적으로 록은 가변적인 느낌을 주는 장르인 것 같아요. 받아들이는 사람과 처한 상황에 따라 록이 신나게 느껴질 때도 있고 슬프게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요."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뜨거운 커튼콜이다. 미리 약속이라도 한듯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이 알아서 일어나 커튼콜을 즐길 준비를 한다. 커튼콜은 작품의 연장선인 셈이다. 박정아 작곡가는 '약넘버'를 빠른 비트로 편곡해 흥을 돋웠다. 프리뷰 공연이 끝난 후 12월 말 홍대 클럽에서 열린 스탠팅 콘서트 때 사용했던 편곡을 가져왔다. "우중충했던 넘버를 콘서트 분위기에 맞게 신나게 편곡했더니, 모두들 '이건 본공연 커튼콜용'이라고 생각했더라고요."
 
▲ 뮤지컬 [트레이스유](연출 김달중) 공연장면 중 밴드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고아라 기자

# 창작뮤지컬에 록바람 일으키다

박정아 작곡가는 [트레이스유]와 더불어 2010년 초연했던 [마마, 돈크라이]를 3월부터 올리게 됐다. 올해는 그의 데뷔작 '사춘기'에 이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는 시점이다.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예요. 그러나 걱정도 많이 돼요.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원래 다작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한해에 하나씩 쓰는 편이예요. 2010년에는 [마마, 돈크라이]를 올려서 행복했고, 2012년에는 [트레이스유]를 올려서 행복했어요. 올해는 이 두 작품이 동시에 오르게 됐으니 기쁘고 감사할 뿐이죠."

3년 만에 돌아오는 [마마, 돈크라이]는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V' 중심의 모노극에서 뱀파이어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2인극 형식으로 바뀌었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기존에 있던 뱀파이어의 넘버를 빼고 새로운 넘버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무대가 사각무대에서 열린 원형무대로 바뀌면서 음악도 더욱 록의 느낌을 살려 편곡된다. 하지만 '달의 사생아' 등 이 작품의 색깔을 뚜렷하게 담은 넘버는 최대한 유지한다.

[트레이스유]와 [마마, 돈크라이]는 비슷하다. 록을 기반으로 2명의 배우가 이끌어가는 형식이다. 하지만 박정아 작곡가는 "제가 쓴 음악이지만 제가 쓴 음악이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두 작품의 음악이 다르게 들렸으면 해요"라고 했다. [트레이스유]는 조금 더 대중적인 느낌으로 어필한다면, [마마, 돈크라이]는 드라마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트레이스유]를 볼 때는 음악을 '느꼈'으면 좋겠고, [마마, 돈크라이]를 볼 때는 집중해서 '들었'으면 좋겠어요."

박 작곡가는 "제가 곡을 쓰면 이 공연은 믿고 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물랑루즈', '시카고', '레미제라블' 같은 뮤지컬 영화를 작곡하는 것도 꿈이라고 했다. "저는 음악적으로 다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작가의 가사와 더불어 음악으로 상황을 이야기하길 바라요. 그런 점에서 뮤지컬과 더불어 '표현'하는 장르인 영화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음악 욕심이 많은" 덕분에 그의 음악은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인 수제품처럼 튼튼하게 알차다. 2013년 박정아 작곡가의 출발이 순조로운 비결은 그 정성에 있지 않을까? [트레이스유]와 [마마, 돈크라이]로 창작뮤지컬에 '록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그는 뮤지컬 마니아들의 귀를 사로잡았으니, 이미 믿음직스럽다.
 

[프로필]
이름: 박정아
직업: 작곡가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작곡과 졸업
경력: 뮤지컬 '아이러버', '포에버', '사춘기',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달콤한 인생', '마마, 돈크라이', '트레이스유'/ 단편 애니메이션 ‘큰일났다’, 단편 애니메이션 ‘The Gigt’ 단편 애니메이션 ‘내가 아는 흰 난장이’ 외
 
(감성을전하는문화신문=뉴스컬처)
연극 뮤지컬 공연 클래식 무용 콘서트 영화 인터뷰 NCTV 공연장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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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지 기자
뉴스컬처/뉴스제작본부
song@newsculture.tv
 
2013/02/15 [05:10]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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