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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 '랭보' 강은일 "랭보의 대본 유심히 봤다"
랭보와 베를렌느를 지켜보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들라에' 役
 
윤현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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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랭보’(연출 성종완)의 들라에 역을 맡은 강은일.     © 서정준 객원기자
 
[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때로는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 있다.’ 뮤지컬 ‘랭보’(연출 성종완)에서 들라에의 활약을 보고 있으면 이 문장이 떠오른다. 물론, 메인 플롯의 두 주인공의 랭보와 베를렌느의 열연에도 박수를 보내지만 들라에의 이야기가 더 감동적이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렇게 많은 분량이 아님에도, 실존 인물이 아님에도 이야기의 흡입력을 더해주는 이유는 뭘까? 들라에 역을 맡은 배우 이용규, 강은일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랭보’에서 같은 역할이자 같은 회사 소속이기도 한 두 사람은 사이좋은 형·동생의 우애가 느껴지기도 하고, 어찌 보면 전우애가 느껴지기도 했다. 강은일은 스스로 ‘사랑꾼’이라 밝힌 이용규에게 정말 ‘사랑꾼’이라며 “깜작 놀랐던 게 결혼반지를 공연 때 못 끼니까 뺄 때 반지에 키스를 하고 내려놓는 걸 봤어요. ‘항상 사랑하고 있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엄청 사랑꾼이구나 느꼈죠“ 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랭보’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담다 보니 각 인물의 연표로 연습을 시작했다고 한다. 랭보와 베를렌느의 연표에는 각각의 일생이 있었지만, 들라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랭보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것이 들라에이다 보니 빈 연표를 배우들이 채울 수밖에 없었다. 들라에 역의 세 배우는 따로 또 같이 캐릭터를 연구하고 구축해갔다.
 
▲ 뮤지컬 ‘랭보’(연출 성종완)의 들라에 역을 맡은 강은일.     ©서정준 객원기자
 
강은일은 캐릭터 구축에 대해 “연표가 없을 때 막막했죠. 형들이 의견을 제시를 많이 했고, 생각도 많이 하고, 그때 연습할 때 찾았던 방법은 친한 친구가 있으면 닮아가잖아요. 나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었지만 랭보 항상 옆에 있었으니 닮아갔을 거라고 생각해요. 랭보의 특징을 따라가려고 했어요. 랭보의 대본을 더 유심히 봤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랭보 별로 다르게 연기했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배우마다 특징이 다르니까요. (손)승원, (윤)소호 형은 ‘알앤제이’도 같이 해서 친구 같은 느낌이 있고, (박)영수, (정)동화 형은 기댈 수 있는 친구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말이 오고 가면서 말의 온도 차가 달라진 것 같아요”라고 달라지는 느낌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아무것도 없는 거에서 만들어 낸다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오히려 한 편으로는 좋았어요. 캐릭터를 만들면 되니까. 들라에가 세 명이니까, 각자만의 들라에 색이 있어요. 색이 확연히 있어서 랭보가 더 재밌는 것 같아요.”
 
▲ 뮤지컬 ‘랭보’(연출 성종완)의 들라에 역을 맡은 강은일.     ©서정준 객원기자
 
그렇기에 들라에만의 디테일이 생겼다. 강은일의 디테일은 ‘재밌는 장면을 더 재밌게 만들기’ 였다. 랭보가 악필인 점을 짚어주는 등, 극의 환기를 담당하고 있었다. 또한, 작은 시선 하나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들을 지켜봐도 되는지 안 되는지, 저의 시선으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어느 장면에서 시선을 보면, 보지 않으면 극이 살아나는지, 그런 부분을 궁리했어요.”
 
덧붙여 그는 랭보의 마지막 시를 찾는 장면도 설명했다. “(모래를) 막 파다가 일부러 털고 보고 찾아요. 보여드리기 위해서. 다치던 말던 열심히 파야겠는 거에요. 이걸 위해서 찾아온 건데. 찾아야 하는 목적이 있으니. 하는 척으로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열심히 파다가 물집이 생겨서, 까지고, 그런 느낌이 좋아요. 하면서 다쳐야돼요.”
 
랭보의 생애를 담은 영화 ‘토탈 이클립스’와 달리 실제 연인이었던 랭보와 베를렌느의 이야기는 많이 축소된 편이다. 극 중 절제된 두 사람의 감정 속에서 들라에 역시 랭보를 향한 마음을 ‘사랑’이라고 표현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100% 우정으로만 표현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은일은 “공연을 하면서 랭보를 사랑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사랑에도 종류가 많잖아요. 친구랑도 너무 좋으면 뽀뽀할 수 있고, 포옹할 수 있고. 친구 이상으로는 느끼되 애인으로서의 감정은 아닌 거죠”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파리에서 다시 랭보를 만났을 때 들라에의 심정은 어땠을까, 이에 대해 강은일은 “우선순위가 바꼈다고 생각하는 거죠. 시를 제일 먼저 들려준 게 들라에였는데 베를레느를 먼저 생각하니까. 시를 읽고 나서도 베를렌느를 먼저 물어보니까. 들라에가 뒤로 밀렸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뮤지컬 ‘랭보’(연출 성종완)의 들라에 역을 맡은 강은일.     ©서정준 객원기자
 
강은일은 들라에의 대사들을 통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나는 무슨 색깔이지? 이런 걸 생각하게 되고. 계속해서 더 좋은 배우가 되고 멋있는 배우가 되고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그런게 얽매여서 살아가면 너무 피곤할 것 같은 거에요. 행복하게 재밌게 좋은 공연하면서 보여드릴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죠.”
 
그렇다면 배우 강은일은 어떤 색일까 묻는 질문에 그는 ‘적색’을 선택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진하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고, 열정적이기도 하고, 축 쳐지기도 하고 좌절도 많이 하지만 아직 무언가를 하고 있는 단계 같아요.”
 
“랭보라는 뮤지컬 자체가 시로 기반이 된 작품이잖아요. 예쁜 말들과 시 속에서 노래와 대사로 표현하는 것들 것 우리 배우로서, 들라에로서 예쁘게 표현할 테니 관객분들도 아름답게 들어주시고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답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흘러가는 대로. 재밌으면 웃고, 슬프면 울고, 유동적인 마음을 가지고 바라봐 주셨으면 해요.”
 

[프로필] 
이름: 강은일
직업: 배우
생년월일: 1995년 4월 5일
학력: 명지대학교 뮤지컬과
출연작: 뮤지컬 ‘13’, ‘뉴시즈’, ‘아이다’, ‘스모크’, ‘알앤제이’, ‘랭보’
 
<저작권자ⓒ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현지 기자
뉴스컬처/뉴스제작본부
yhj@akenter.co.kr
 
2018/11/29 [10:25]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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