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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이들도 ‘죽음’에 대해 알아야 한다…연극 ‘엄마 이야기’
박정자 배우·한태숙 연출이 만든 아동극, 안데르센 작품 새롭게 각색
 
황정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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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엄마 이야기(연출 한태숙)' 공연 장면.(뉴스컬처)     ©사진=스토리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태오의 엄마. 음성만으로도 포근한 노래로 아들을 재우고, 아들과 놀아주고, 때로는 토라진 아들을 달래기도 했던 엄마에게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난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 태오가 병으로 앓다가 결국 ‘죽음’에 의해 영혼이 떠나게 된 것이다.
 
아들의 영혼이 떠나가는 모습을 그 자리에서 보게 된 엄마는 아들의 영혼을 되찾아오기 위해 죽음의 뒤를 따라간다. 하지만 그야말로 죽은 사람들만 갈 수 있는 여정 속에서, 엄마는 온갖 고통과 혹독한 과정을 겪게 된다. 죽음에게 아름다운 목소리를 빼앗기고 괴물 물고기에게 자신의 눈을 내어주고, 죽음의 정원을 지키는 문지기에게 젊음을 내어줬다.

안데르센의 동화 ‘엄마 이야기’가 국내 무대에 새롭게 올랐다. 아들의 영혼을 찾으려는 엄마의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여느 아동극과 달리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아이가 아닌 엄마다. 아동극과 일반 연극의 사이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때문일까, 작품을 보러 온 관객 중 많은 엄마들이 눈시울을 훔치며 옆에 있는 자녀들을 꼭 끌어안았다.

이번 ‘엄마 이야기’는 연극계 거장으로 불리는 한태숙 연출과 박정자 배우가 의기투합해 만든 아동극이라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굵직한 작품을 통해 진중한 이야기를 보여준 두 배우와 연출이 그 타깃을 아동으로 돌렸다는 점에서 어떤 작품이 나올지 궁금증을 자아낸 것이다.

뚜껑이 열린 ‘엄마 이야기’는 예상했던 대로 ‘무조건적인 밝음’을 지향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대는 다소 그로테스크하며, 극 중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은 죽음의 세계를 상징한다. 대표적으로는 박정자 배우가 연기하는 ‘죽음’ 이라는 캐릭터가 그러하며, 호수를 지키는 괴물 물고기, 죽음의 정원 입구를 지키는 또 다른 문지기가 그렇다.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아들과 좋은 날을 보내던 엄마가 죽음의 여정 속에서 고난을 경험하고, 그 상흔이 인물 위에 고스란히 입혀지면서 관객은 기쁨보다 슬픔을, 아름다움보다 상처를 보게 된다.
 
▲ 연극 '엄마 이야기(연출 한태숙)' 공연 장면.(뉴스컬처)     ©사진=스토리피

이런 점에서 아동극을 표방한 작품인데도 이야기를 너무 어둡게 풀어낸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엄마 이야기’는 ‘어두움’ 보다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데 치중한 작업이었다. 아동극이라고 해서 무조건 밝아야 한다거나, 명랑한 캐릭터가 나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작업인 셈이다. 죽음이란 무엇인지, 모든 사람이 필연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연극적으로 알려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극 중 등장하는 아동 태오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보다 엄마가 아들을 떠나보내는 과정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 그로 인해 어린이 관객들이 죽음을 얼마나 감각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지점이었다. 사실 극 중에서 태오는 이미 죽음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있다. 오히려 그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건 엄마다. 또한 이 점에서 연극 ‘엄마 이야기’는 아동극과 일반 연극의 경계에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5월 21일까지 공연이 계속되는 만큼, 아이들과 함께 관극하면 좋은 시간이 될 듯 하다. 부모도 아이도, 훌쩍 성장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오는 21일까지.


보]
공연명: 연극 ‘엄마 이야기’
원작: 한스 안데르센
연출: 한태숙
공연기간: 2017년 4월 29일 ~ 5월 21일
공연장소: 아이들극장
출연: 박정자, 전현아, 김성우, 허웅, 이지혜, 이정국
관람료: R석 4만원, S석 3만원
 
(뉴스컬처=황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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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기자
現 뉴스컬처 객원기자
前 문화플러스 기자

프리랜서 작가 겸 자유기고가
"글은 연주요, 언어는 악기다"
 
2017/05/11 [10:12]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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